• 경상수지 흑자는 어떻게 유지되는가?

일단 흑자라는 것이 누구의 돈의 관점에서 평가되느냐, 그건 기축 통화의 관점. 즉 달러를 벌어오는 국가라는 뜻. 그러면 이 달러는 어떻게 쓰이게 될까? 만약에 달러 보유자들이 달러가 필요가 없고 원화를 가지고 싶다고 해보자. 그러면 외환 시장에서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살 것이다. 그러면 환율은 계속 내려가고(원화절상) 수출 경쟁력이 낮아지게 되어 달러를 옛날 만큼 못벌어 오게 될 것이다. 그러면 재정수지 흑자는 장기적으로 사라지게 된다.

그런데 경상수지 흑자가 계속 유지 될 수 있는 건, 달러 보유자들이 달러를 계속 보유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혹은 원화보유자들이 달러를 가지고 있고 싶어하기 때문). 이들은 달러를 지폐로 보관하지는 않을 것이고, 미국 국채를 사거나, 주식을 사거나, 미국 은행에 예금을 할 것이다. 그러면 이 자본들이 미국으로 흘러가게 되는데, 이것이 자본수지 적자가 된다.

이러한 자본수지 적자가 계속 발생한다면 경상수지 흑자는 장기적으로 유지가 될 수 있다. 즉 달라를 계속 벌어오지만 그걸 원화로 바꾸지 않고 계속 미국 자본시장에 다시 계속 넣고 있는 흐름이 계속적으로 발생한 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원래라면 내려갔어야할 환율이 내리지 않고 상대적인 고환율이 유지 된다.)

그렇다면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는 것이 좋을까?? 일단 경상수지 적자가 장기적으로 나는 것보다는 좋다고 할 수 있다. 경상수지 적자가 계속 난다는 것은 결국 자본수지 흑자, 즉 빌려온 돈으로 계속 메꾸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빌려온 돈인 자본수지 흑자는 한꺼번에 썰물처럼 빠져버릴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경제에는 큰 충격이 올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경상수지 흑자를 계속 내는 것이 좋은가? 그런데 그것도 사실 아니다. 경상수지 흑자는 결국 동일한 규모의 자본수지 적자를 의미하고 그만큼 자국통화 비선호/달러 선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즉 환율이 불필요하게 높아진 상황이 지속된다는 것이고, 약해진 자국통화의 구매력을 계속 유지한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석유는 계속해서 비싸게 사오게 되고, 수출물품은 계속 싸게 팔게 된다. 어떤 의미에서는 불리한 거래를 계속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상적인 상황은 경상수지를 균형으로 맞추되, 적자보다는 약간의 흑자만 맞추는 것이다. (수출을 적게해서 맞추자는 뜻이 아니다. 경상수지 흑자의 양면이라고 할 수 있는 자본수지 적자를 줄이는 관점에서 맞추자는 뜻으로 해석하자.)

요약하자만

  1. 경상수지 흑자 = 자본수지 적자, 고환율
  2. 경상수지 흑자를 계속 내는것은 결국 불리한 거래를 국민들에게 계속 강요하는 것이고, 상대국에게는 환율 조작처럼 보일 수도 있다.
  3. 경상수지 흑자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환율을 낮추고, 원화 자본시장의 경쟁력을 키워서, 경상수지 균형을 맞추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해야한다.

그러면 왜 우리라는 경상수지 흑자에 목매게 되었을까? 외환위기의 산물.. 자본흐름을 통제하고 많은 외환을 보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 자본유출에 대한 두려움.

  • 중국은 한편, 외화가 자국 시장에서 풀리게 되면 물가가 오를 것을 고려해서 해외 자산에 투자하도록 했다는 얘기도 있음. 중국이 그래서 해외 부동산을 엄청 많이 보유하고 있고, 이로 인해 해외 집값이 올랐다는 견해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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